요번에는 막냉이 대상으로 접수한 북스타트!!!
이번에도 가방과 함께 그림책 두 권이 도착했다.
<당근 유치원> 과 <그럴 때가 있어>
왠지 표지만 봐도 무슨 내용인지 알 것만 같은 그림책이었다.
<당근 유치원>은 매일 아침마다 얼집 가기 싫다고 우는 우리 막내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책이고,
<그럴 때가 있어>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책 뒷장에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점점 위축되는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책!'이라고 되어있는데 이런 부담감은 어른이 되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이겨내고 위축되는 마음을 떨쳐내는 방법을 찾지못한 어른들도 많다.
나 역시 그런 어른들 중 하나이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어린 시절의 안 좋은 기억중 하나가 급식에 관련된 일이다.
초등학생 때 일인데 정확하지 않지만 아마도 저학년 때였던 것 같다.
급식으로 비지찌개가 나왔는데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던 음식이고 모양새가 정말 먹기 싫은 비주얼이라 편식이 심한 어린이 었던 나는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비지찌개를 다 먹지 못 했었다.
그때 담임선생님은 잔반을 절대 못 남기게 해서 끝까지 억지로 먹게 하셨었는데 결국 먹다고 토하고 울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교실에서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밥을 먹다 구토를 한것도 창피했고, 선생님은 너무 무서웠고, 이 사실을 부모님이 아시게 되는 것도 무서워서 집에 돌아가서도 아무 말을 못 했다.
지금도 부모님은 그 사실을 모르신다.
그리고 20살이 될 때까지 비지찌개를 못 먹었었다.
물론 지금은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지만...
그 기억이 아주 강렬하게 남아 있어서 아이들 선생님과 상담을 하게 되면 꼭 하는 말이 "밥을 억지로 먹게 하지 말아 주세요. 밥이 먹기 싫다고 하면 안 먹이셔도 돼요."가 되었다.
밥을 잘 먹으면 물론 좋겠지만 꼭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또 가끔씩은 먹기 싫은 날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가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율동 영상을 보내줄 때가 있다.
앞에서 즐겁게 율동을 하는 아이들도 있고 뒤에서 친구들의 모습을 보기만 하는 아이들도 있다.
우리 아이는 뒤에서 지켜보는 아이들 중의 하나인 경우가 많은 편이다.
처음에는 그 모습을 보는 게 속상하기도 하고 우리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앞에 서서 율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그래서 아이와 영상을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 봤는데 우리 아이는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를 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 모습을 보는 게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이 대답을 듣는 것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나의 어릴 적 이야기도 해주었다.
" 엄마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게 힘들었어. 그런데 엄마는 그걸 잘하고 싶었고 잘하지 못해서 많이 속상했었어. 그래서 혼자 거울을 보면서 연습을 했고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이제 잘할 수 있게 되었어. 너도 지금은 힘들겠지만 네가 원한다면 엄마가 함께 연습해줄게."
힘들지만,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건 역시 공감인 것 같다.
아이들에게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고 여러 번 이야기해주는 것보다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때도 너희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그때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아이들이 더 좋아하고 잘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어른이들도 그런 공감이 필요하다.
'우리집 책장 속 > 아이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구는 네가 필요해 (0) | 2022.05.17 |
---|---|
재미있는 속담공부_읽으면서 바로 써먹는 어린이 속담 (1) | 2021.12.28 |
수학을 재미있게_몰리와 신비한 수학의 방 (0) | 2021.08.20 |
신기한 스쿨버스 (0) | 2021.08.02 |
4세 막냉이의 최애 책들 (2) | 2021.07.14 |
댓글